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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호2010년 [시-박명자] 목숨의 불을 켜는 대청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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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831회 작성일 11-01-05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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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능선 뒤켠으로 아득히 솟은 대청봉이
손을 선듯 들어 보인다
오늘따라 청포를 입고 온 몸 푸른 불을 켜는 산

천불동 계곡을 천천히 땀으로 밀고 오르다가
후미진 골 골 사이 무슨 보석 숨었나? 두리번 거려보면
산찔레 덩굴속에 용담꽃 한송이
외눈 뜨고 나를 내다 보네

누구라도 대청봉 정상에 오르면
솟구치는 목숨의 초록 불빛
마음 끝에 담을수 있을것이다

지난 겨울 헐벗고 굶주렸던 산
오늘 7월의 기를 모아 한순간씩 올려 딛는
천만 일만 초록의 층층계…

계절 따라 전나무들은 훈련병들처럼
팽팽한 행열을 짓고 4박자 리듬으로
대청봉을 향하여 우우우우 걸어가고 있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