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호2010년 [시-박명자] 소나무의 D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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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우대 좋고 입성 훤하던 소나무들이 우리 시야에서
어느 날 사라지려 한다
푸른 제복의 그들이 일렬횡대로 행진하던 4박자의 리듬이
요즘 들리지 않는다
대관령 휴양림 부근 60년전만 하여도
출렁출렁 온 몸 흔들던 청산 !
지난 D-day 갑자기 그들은 산문 박차고 끼리끼리 손잡고
우우우우 하늘에라도 솟구쳐 올라 갔는가 상상조차 두렵네
건장한 체구에 당당한 나이테 귀족처럼 준수하게 빼어났던
금강송. 적송. 해송. 리기다 소나무…
소나무들이 몸을 숨겼다면 모르스 부호 같은 흔적을
지구 위에 점점이 남기고 갔겠지
소나무는 강토를 지키려 하였지만
서녘 바람이 천둥번개를 계속 이끌어 오고…
소나무는 천리를 앞서 가며 비틀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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