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호2010년 [특집 시-김명기(시인)] 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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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수리 하던 날
장롱을 옮기다가 천장 모서리를 타고
벽면에 핀 곰팡이를 본다
무량천공無量天空저 세월도, 때론
연민이 남는 것일까
안과 밖이 다른 세상 온기의 경계 사이
아무도 돌보지 않는, 장롱 뒤
한 치 공간 세월의 체온을 모서리에 보듬고
시름겨운 살림살이 모나지 않게
한 가족사 애정의 울타리를 지켜왔을
손대면, 금세
아득한 인연
세월의 매듭을 풀고 날아 갈 것만 같은
작가미상의 저 묵화墨畵
| 편집자 주
속초출신 시인 김명기 님은 1991년「문학과 지역」으로 등단 이후 속초지역의 문화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시마을 동인, 빈터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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