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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호2010년 [특집 축하의 글-노광복(속초문화원장)] 흔들리지 않는 문향(文香)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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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959회 작성일 11-01-05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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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덧 40호. 사람의 인생으로 치면 불혹(不惑)입니다.

  공자께서 불혹을 말씀하셨을 때, 그것은 진리에 대한 믿음을 저버리지 말라는 뜻이었습니다. 이미 15세에 학문의 뜻을 두고 정진해왔던 공자였기에 40대는 부귀영화를 누려도좋았습니다. 그러나 군자의 길이라는 힘든 노정을 위해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그러니까 불혹이란 옳은 일에 대한 믿음을 버리지 않는 일입니다.

  설악문우회의 역사도 공자의 불혹에 다름 아닙니다. 문학을 생의 운명으로 받아들인 여러분이었기에 문향(文香)을 퍼뜨리는 일에 더욱 열심이었습니다.

  그 문향(文香)의 수혜자가 저입니다. 저는 아무리 바빠도 책장 펴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런 좋은 습관은 학창시절 국어를 가르쳤던 윤홍렬 선생님의 가르침 때문입니다.

  “너희들이 어디를 가든, 옆구리에 잡지나 신문 아니면 만화책이라도 끼고 다녀라. 무의식 중에라도 벤치나 화장실에서 그 책을 읽는다면 너희들도 모르게 많은 지식과 상식을 얻을 수 있다.”

  우리 지역문화에 대한 애정 어린 말씀도 생각이 납니다.

  “남들이 우리 속초를 문화가 없는 도시로 비아냥 거리지만, 현재의 위치에서 주어진 삶을 열심히 살다보면 그것이 먼 훗날 우리 후손들에게는 전통의 문화로 남을 것이다”

  선생님의 이런 믿음은 설악문우회의 탄생과 실천으로 이어졌습니다. 문집의 발간은 물론 거리 시화전, 시낭송회 등 지역주민들과 함께 하는 다양한 행사를 통해 속초 문화의 바탕을 튼튼하게 만들었습니다. 오늘날 속초가‘문화’라는 수식어를 앞세울 수 있다면, 그 절반은 설악문우회 때문일것입니다.

  불혹, 참 쉽지 않은 길입니다.

  그렇기에 진심으로 설악문우회의 동인지『갈뫼』40호의 발간을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