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호2004년 [시-최월순]만 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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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 밑에 신발도 얌전히 벗어놓았다.
남의 집 대문 앞에
팔베개를 하고 누운 남자
뭐라고 뭐라고
잠꼬대까지 하면서
자고 있는데
담 벽을 스쳐온 햇살 한 자락이
그의 얼굴을 슬며시 쓰다듬는다.
남자는
아이처럼 웅크리며
입맛을 다시는데
햇살이 만지는 그의 이마가 환하게
빛나고 있는 것인데
손톱 밑에 까만 기름때가
선명하게 보이는 거라
자꾸만 햇살이 그를 어루만지는 거라.
남의 집 대문 앞에
팔베개를 하고 누운 남자
뭐라고 뭐라고
잠꼬대까지 하면서
자고 있는데
담 벽을 스쳐온 햇살 한 자락이
그의 얼굴을 슬며시 쓰다듬는다.
남자는
아이처럼 웅크리며
입맛을 다시는데
햇살이 만지는 그의 이마가 환하게
빛나고 있는 것인데
손톱 밑에 까만 기름때가
선명하게 보이는 거라
자꾸만 햇살이 그를 어루만지는 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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