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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향길

고향 가는 길

어디선가 고추 말리는 내음 묻어오고
길 옆 코스모스 호들갑스레 반기는데
한반도의 길들은 숨이 찬다

팍팍한 세상에 데어버린 가슴
치유의 꼴망태가 그리워
고향 찾아 혈육 찾아
조급한 마음 한줌씩 흘리며 간다

눈이 닮은 이들
정겨운 음식에 반가움 충전되고
환한 웃음 떠 다니는
고향집

때 이른 가을 밭 차에 나눠 싣고
울타리에 흘러 내린 늙은 호박 같은
정을 담아 돌아가는 우리에게
사르비아 붉은 손짓
오래도록 흔들고 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