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호2011년 [시-양양덕] 바람 부는 축구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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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부는 축구장에서
사람이 없다
사나운 바람과 골 망에 붙은 신문지들 뿐
아우슈비츠 철조망의 처절한 울부짖음
바람은 어디로 날라 갔던 걸까
고막을 찢는 아우성들이
오늘
허망하게 그물망을 새 나간다
살고 싶은 욕망과
자유를 향한 목마름에
갈갈이 찢기운 영혼들이
부르르 몸을 떨며
망을 붙잡는다
캄캄한 어둠에서
구름 넘어 태양을 보았던
한 떨기 꽃
희망과 절망이 범벅되어
무너져 내린 가슴에 싹을 틔우고
새로운 생명으로 살아 남아
역사의 한 페이지를 전해 주었다
신(神)을 못 박은
피의 대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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