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호2011년 [시-정영애] 만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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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우절
이 봄, 연분홍 거짓말을 하고 싶어
살아있는 모든 것들에게
추파를 던지고 싶어
애인의 장난처럼 깜짝 핀 벚꽃을 희롱하다
못 이긴 척, 슬쩍 치마끈 풀고 싶어
배배 몸 꼬이는 주책을 떨고 싶어
농담처럼 주고받다 만개해 버린 봄을
죽도록 후회하고 싶어
정신 없이 피어나다
문득 돌아다 본 등 뒤
거짓말 같이 봄날은 가고
내 몸에도 한순간 붉은 꽃 열리다 닫히는지
느낌표, 숨 막히게 돋아나는데
오늘 하루는
살아있는 것도 말짱 거짓말일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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