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호2011년 [시-정명숙] 담장 안 소녀-갱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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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장 안 소녀-갱년기
외진 길가에
소녀 홀로 앉아 있다.
달맞이꽃 한 묶음 손에 든
어둠에 등 기댄 소녀가
젖은 눈으로 꽃을 바라보다
하늘을 본다. 온통 까만
달빛 없어도 활짝 웃고 있는
노란 꽃잎의 슬픈 입맞춤
점점 더 감겨드는 어둠 속에서
한 잎 두 잎 꽃잎을 따다
잠에서 깬다.
물기 머금고 있는 베갯잇
내가 쌓아놓은 담장 안에서 성장을 멈춘
소녀가 울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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