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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호2011년 [시-최효선] 지다 피는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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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414회 작성일 12-01-19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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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다 피는 꽃


4월이 진다
세월은 봄인데
바람은 차고
설악 골골마다 잔설이 뿌리 깊다


여느 해 같으면
핀 벚꽃 지고
파릇한 잎사귀 피울 때인데
봉우리 하나 열어보니
차가운 눈과 비에
활짝 펴지 못하고 잠들어 있다


백령도 해상에
북녘 모질고 악한 비바람이
천안함을 두 동강내어
펴 보지 못한
마흔여섯 귀하디 귀한 꽃 봉우리
매몰차게 삼켜 버렸으니
어쩌면 좋단 말이냐


올 봄은 왜 이리 사나우냐.
시샘도 더럽게 한다.


철든 늦은 햇살에
잠자던 벚꽃 활짝 피건만


마흔여섯 꽃 봉우리
유가족 오열에
통일 꽃으로 피어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