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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호2011년 [시-신민걸] 가로등과 가로등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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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416회 작성일 12-01-19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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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등과 가로등 사이


저물녘 비 그친 호변을 걷는다
드장에 왔다가 가는 길
호수를 돌아가는 망자의 일거수일투족을 본다
차차 불이 켜지는 가로등과 가로등 사이
간격을 헤아린다
일흔 여덟 걸음
별과 별 사이처럼
사람과 사람 사이처럼
너무 촘촘해 보이지 않는 사이
사이를 본다
내 가는 길의 폭과 쓰임을 헤아려
안전하도록 밝게 비추어주는 가로등
가로등이 켜지고 꺼지는 동안
영랑호는 비 온 만큼 고요가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