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호2011년 [시-신민걸] 나무 한 그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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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한 그루
나무 한 그루 온전히 다 본 적 있나
지금 저기 서 있는 겨울나무 한 그루
다가가 빙글빙글 돌아보며 다 볼 테다
위아래로 훑고 가지가지 샅샅 헤집어
왜 거기 서 있는지 찬찬히 알아볼 테다
또한 씨 날아와 자리 잡은 날부터
새 잎 팡팡 틔우고 찰랑거리며
가지 뿌리 무장 뻗고 내리며
마른 잎 버리고 껍질 다 죽으며
속으로 속으로만 자라는 나무
낱낱이 헤아리고 살펴볼 테다지만
나무 한 그루
내 까짓 게 다 볼 수는 있나
까치설에 깎아 차례올린 알밤
벌써 싹튼 한 톨 오도독 깨물며
작심삼일 또 내 안을 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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