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호2011년 [시-박대성] 어깨를 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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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를 굽다
거들, 거들먹거리는 어깨는 참 맛있을 것 같다. 거들거들 잘 마른 오징어 같기도 하고 잘 마른 명태 같기도 한. 오도독 뼈도 들어 있을 것 같고 아킬레스라는 영웅도 들어 있을 것 같고 쫄깃한 도가니도 들어 있을 것 같은 어깨.
으스대고 건방떠는 어깨를 스테이크로 구워 먹을까? 육회를 쳐 먹을까? 손으로 싸안으면 한 줌 밖에 되지 않는 어깨 안에서 끓고 고고 달여지고 있는 나의 시건방과 몰염치를 꺼내어 굽고 싶을 때가 참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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