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호2011년 [시-최명선] 입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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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동
누군가 매놓은 버팀줄 위에
생을 말려 걸어둔 나팔꽃 줄기,
소통의 부재가 마음에 걸렸던지
갈색으로 흔들리던 몇 잎의 절망까지
안으로 다독여 곱게 여민다
방풍 같은 비음은 소요 물고 날아가고
흔적 덮으며 겨울이 왔다
동면으로 깊어가는 환약 같은 꿈
몰아치는 북풍 정수리로 받으며
가느다란 물관의 벨브를 잠근다
땅속 파고드는 둥근 잠 속에
이제 남을 것만 남아 헐렁한 지상,
또 다른 재생의 수유를 위하여
어제의 길을 잠시 접는
여기는 추위가 모여 사는 冬窟 입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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