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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호2011년 [시-최명선] 기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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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079회 작성일 12-01-19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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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울다


하늘거리는 꽃 보면 눈물이 난다
늙은 부부의 맞잡은 손
보기만 해도 자꾸 눈물이 난다
슬프고 아파야만 흐르던 눈물
따뜻한 풍경 앞에서도 곧잘 흐른다
아름다운 모습에 눈물 난다는 것은
반목보다 화해가 크기 때문이겠지
이성보다 감정이 앞서기 때문이겠지
너 잃고 너를 다시 찾는 일보다
나 잃고 나를 찾는 일이 많아진 이즈음,
순한 것들과 손잡고 헐렁헐렁 가다보면
벌레 먹은 갈잎 하나도 작정 없이 고와서
염치없이 콧등 시큰거리고 마는
평형 잃은 누옥의 대책 없는 기울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