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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호2011년 [시-최명선]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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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046회 작성일 12-01-19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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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분을 들다 팔 삐끗했네
낫겠지, 낫겠지
뚝심도 약이 되지 못하는 나이가 됐네
한의원에 가 침을 맞고 부항을 떴네
몸 밖을 빠져나오는 검붉은 피,
진즉 창을 내주지 못한 팔에게 미안해졌네
창 내는 일이 어디 몸뿐이겠나
여기 저기 막혀있는 마음의 벽
그곳에도 넓게 창 하나 내보네
접힌 사고의 관절을 펴며
몸 밖으로 날아가는 눅눅한 생각들,
팔 한 쪽을 물고 있던 충실한 통증이나
습자지처럼 젖어있던 마음, 그것은
미욱한 내게 건네는 화두시였네
산다는 건 늘 소통하는 것이라고
소통되어야 하는 것이라고
따듯한 은유의 몸詩 한 편을
내 생의 갈피에다 끼워주고 간 거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