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호2011년 [시-최명선] 관계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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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론
내리는 눈 몇 잎 손바닥에 받습니다
눈물처럼 고이는 가벼운 순수,
아무리 어려운 관계도 어느 한쪽 따듯하면
언젠가는 녹아 함께 흐를 수 밖에요
까닭 없이 떠난 사람 탓 않고 두었더니
어느 봄날 홀연히 나타나
아무렇지도 않게 내 안 흐르고 있겠지요
잘 못 치워 질척임 만들지 말고
마음 한 편 열어놓고 바라보는 일
무심 같은 그 일도 참 괜찮습디다
다시 못 볼 것 같은 아픔이라 이름한 것
깊은 산 타고 도는 봄의 물처럼
제 소리 찾아 졸졸졸 흐르더라니까요
돌 같던 내 마음도 아흐, 정말
바보처럼 녹아 함께 흐르더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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