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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호2011년 [시-최숙자] 어떤 착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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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080회 작성일 12-01-19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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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착각


빨래를 널다가 남편에게
“저 분꽃 좀 잘라내요
아무리 발이 젖도록 물을 뿌려도 시드네...”
남편은 기다렸다는 듯 가위질을 했고
빨래를 다 널고 돌아서다 소스라치게 놀랐다
내가 물을 준 건 그의 뿌리가 아니라
엎드려있던 허리쯤이었을 다른 화분일 줄이야
땡볕을 다 받으며 그는 얼마나 목이 탔을까
살다가 때로 힘들면 기대고 싶기도 했을 텐데
조금만 더 관심 두고 신경썼더라면…
잘려져 나간 자리 눈물이 핑 돌았다


미안하다
꽃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