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호2011년 [시-김향숙] 누가 이사를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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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이사를 간다
첫 추위
진눈개비 내리는 이른 아침
작은 이삿짐 차 한 대가 지나가고 있다
먼 길을 가는가 보다
운전석 옆자리
아이들은 엄마 품에 잠들어 있고
가난해 보이는 이삿짐 투명비닐포장이
세찬 바람에 펄럭거렸다
우리 가난했던 시절의 이사도
저리 쓸쓸했을 것이다
이렇게 나이 들면
그도 담담한 추억이 되는 것이니
무사히 닿아
고단한 짐 풀 때쯤이면
이 눈이 그쳐있기를
처음 잠깬 낯선 집에서의 아침이
부디 행복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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