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호2011년 [시-김향숙] 엄마의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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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웃음
우리 엄마
웃으시는 게 보기 좋아
나는 자꾸 촐랑거리고
엄마 옆에 누우면
낮잠도 달다
큰 성경 읽으시다 돋보기 너머로 물으신다
‘너 지금 몇 살이나 됐지?’
‘엄마, 나 쉰아홉’
‘아이구, 벌써 그렇게나 됐어?’
‘그럼, 손자가 벌써 돌이 지났는 걸’
눈을 동그랗게 뜨시고는
고개를 끄덕이신다
그러고 보니
나는 손자 앞에서도 촐랑거린다
엄마도 나 어릴 적
웃는 걸 보시려고
나처럼 그렇게 촐랑촐랑 웃으셨겠지
아기 적 내 생각이 나신 걸까
해맑게 웃으시는 우리 엄마
참 귀여우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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