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호2011년 [시-권정남] 검은 눈동자-구제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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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눈동자-구제역
언 땅, 끝없이 매장 되는 생명의 타래들
선한 마음, 달이 비치던 깊고 검은 우물
주인을 바라보며 주르르 눈물 흘리고 있다
송아지한테 마지막 젖 물려 놓고
털썩 주저앉는 목숨, 저 절절한 모성
열심히 일한 죄, 인간들에게 몸 바친 죄
구제역, 그 누구도 구제 하지 못하는 폐허
황량한 겨울 산, 갑갑한 하늘 아래
언 땅 생목숨 끌어 묻는, 캄캄한 굴헝
그리하여 산비탈 붉은 물로 환생하여
결백을 주장하며 사람들 가슴을 물들이는
깨끗한 시위를,
폐부를 찌르는, 환청들
겨울 하늘 구천을 떠돌고 있는
저 검은 눈동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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