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호2011년 [시-권정남] 풍장 風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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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장 風葬
비선대 올라가는 산길 쓰러진 고목
벌레들에게 파 먹힌 몸통
푸석푸석한 내장을 드러내고 있다
톱밥가루 같은 노란 속살이 금싸라기처럼
허공으로 흩어지는데
영과 육이 분리되는 장엄한 의식을
산새들도 입술 깨물며 숨 고르고
계곡물이 머리 풀어 곡哭하는데
눈감고 적멸에든 굴참나무 정수리를
번쩍, 작두날 햇살이 내리친다
순간, 비탈에 서있던
나무들이 고개 숙여 읍하고
색색 나뭇잎들이 만장처럼 펄럭이고 있는
돌길 산비탈
기억하라, 무량억겁 허공에
地. 水. 火. 風으로 흩어지는
굴참나무의 저 오래된 말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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