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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호2011년 [시-권정남] 몽유도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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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161회 작성일 12-01-19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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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유도원도


백년 만에 내린 폭설
길을 잘못 들어 설악산으로 들어갔다


나뭇가지 마다 때 아닌 목련이 만개하고
산은 옥양목치마 허리끈 풀어놓은 채
우유 빛 속살을 마구 흘리고 있다
누가 살풀이 춤 추다가 던져놓은 흰 수건인가
전나무 꼭대기에 날개 짓 하고 있는 학 한 마리
자세히 보니 신선神仙이다
흰 두루마기 펄럭이며 부채 펼쳐들고
버선발 사뿐사뿐 허공을 차며 내려오고 있다
순간, 내 눈 안에 쉬임없이 날아드는 흰 나비 떼들
노을이 내려앉은 계곡마다
복사꽃 자욱이 흔들리며 피어나는 듯
그 가물가물한 선경仙境을


한겨울 설악에서 누가 허공 가득
사락사락
몽유도원도夢遊挑源圖* 한 폭을 탁본 하고 있는지


*몽유도원도 : 조선 세종 때 안견이 그린 산수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