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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호2011년 [시-지영희] 검은 오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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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318회 작성일 12-01-19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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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오디


여름이면
먼 산 아주머니들이
산딸기나 검은 오디를 팔러 오신다.
집으로 들어오는 사람들을
엄만 그냥 보내시진 않았다
오디 한 사발 사면
고맙다며 한 사발 가까이 더 준다
그런 날이면
목젖까지 까맣도록 단물에 젖는다


돈이 없는 날엔 외상으로라도
사오십 리 되돌아가는 산길에 힘이 되어주었고
그 덕에 우린 늘 입이 즐거웠다


나도
누군가에게 오디만한 힘이라도 되어 줄 때다
입이 까맣게 되도록 공부한 것을
덤까지 한 사발 푹 퍼 나누어 줄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