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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호2011년 [시-채재순] 광야의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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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394회 작성일 12-01-19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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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야의 꽃


말 잊은 지 이미 오래된 꽃
광야가 꽃에게 기다림을 가르친 것
독성이 있어 먹으려고 덤볐다가
슬그머니 가버리는 덕분에
더 오래 피어 있게 된


신의 의중을 알아차리고
하늘을 우러르는 나날
지나가던 바람
신의 걸작 중 한 장을 읽게 됐다며
한참을 들여다보고
늦은 비가 뿌리에 당도하자
감질 난다 투덜거리지 않고
물기와 햇살을 품고 있는 꽃
곁에 서 있는 나무의 숨소리, 눈빛까지 읽게 된,
지금도 구름이 침 발라 읽고 있는
광야의 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