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호2004년 [시-권정남]그 날 운두령에는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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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년 원시림을 지키던 운두령이
태態바꾸기를 하고 있다.
쏟아지는 빗속
수 백 년 묵은 나무 이파리들이
수초로 흔들리기 시작하고
검은 안개는
상어 떼로 쏘다닌다
그 날 운두령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젖어있던 옥수수 이파리가 윤기를 더하고
풀꽃들이 산호빛으로
바위에 문양으로 그려 넣는 시간에
나무들은 몸 속 비늘을 어둠 속에 던지고 있었다.
돌아 갈 수 없는 시간의 길섶에서
가슴에 품고 있던 비수같은 언어들을
나도 나무처럼 깊은 골짜기에
하나씩 던져버린다.
쏟아지는 빗 속 원시의 운두령이
전혀 다른 모습의 탈을 바꾸며
태態바꾸기를 하듯
세상 살아가면서 누구나 한 번 쯤은
변신을 꿈꾸며 살아간다
태態바꾸기를 하고 있다.
쏟아지는 빗속
수 백 년 묵은 나무 이파리들이
수초로 흔들리기 시작하고
검은 안개는
상어 떼로 쏘다닌다
그 날 운두령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젖어있던 옥수수 이파리가 윤기를 더하고
풀꽃들이 산호빛으로
바위에 문양으로 그려 넣는 시간에
나무들은 몸 속 비늘을 어둠 속에 던지고 있었다.
돌아 갈 수 없는 시간의 길섶에서
가슴에 품고 있던 비수같은 언어들을
나도 나무처럼 깊은 골짜기에
하나씩 던져버린다.
쏟아지는 빗 속 원시의 운두령이
전혀 다른 모습의 탈을 바꾸며
태態바꾸기를 하듯
세상 살아가면서 누구나 한 번 쯤은
변신을 꿈꾸며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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