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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호2011년 [시-이충희] 봄님에게 절하며 다닌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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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667회 작성일 12-01-19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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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님에게 절하며 다닌 이야기


유난한 겨울 추위 탓이었을까요
늦은 봄눈 퍼붓던 탓이었을까요
봄볕 앞장세우고 오신 봄님이
이렇게 이쁘게 보이는 건 말이에요


잎눈 부푸는 소리에게
회양목 쬐그만 꽃송이에게
매화꽃이 터뜨리는 향기에게
냉이 새순에게
목 내밀자말자 꽃 피운 민들레에게
빈 집에 혼자 꽃등을 단 목련에게
폐교 된 빈 운동장 연초록 느티나무에게
얼음 풀린 시냇물 노래에게
초록빛 봄바다에게도
온 세상에게 오신 이쁘고 이쁜 고마운 봄님에게
공손히 절하며 다니느라
봄님이 저만큼 가시는 걸 못 보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