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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곡매(栗谷梅)

강릉오죽헌 몽룡실 뜨락에
천연기념물 제484호로 지정되신
세속으로 600살을 훌쩍 넘기신
고결한 율곡매 한 채
그윽히 그윽히 계시는데요

고매(古梅)의 경지에 네 차례나 드신
목신의 반열에 고요히 좌정하신
거룩한 모습 우러르면 엎드려
그윽히 그윽히 절하고 싶어지는데요

해해년년 해거리 없이 생산을 하시니
인간의 어림으로는 가늠할 도리 없는
극진한 모성에 절로
그윽히 그윽히 감복하는데요

대성현 율곡 어머니 사임당
알현하고 가는 듯 옷깃 여미며
그윽히 그윽히 숙연해지는데요

율곡매 청향(淸香) 오죽헌 경내로
나붓나붓 사리로 흩날리는
지극히 그윽한 그윽한 봄날이 가시는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