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호2004년 [시-권정남]문화센터 옥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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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문화센터 옥상에서
현악사중주를 연주한다
헝가리 무곡이 연주 될 즈음에는
사람들 어깨가
억새처럼 흔들리고 있었다
그해 가을 덕수궁엔
마지막 고흐 전시회가 열렸고
쏟아져 나오던 사람들이
가을 햇살처럼 흩어지는 텅 빈 광장엔
헝가리 무곡이 빠르게 흘러 내리고 있었다
분수가 마지막 물줄기를 뿜어내는 그 시각에
고흐전을 함께 보던 그 사람
덕수궁 뒷길 돌아서 혼자
고흐 그림 속으로 걸어 들어가 버렸다.
은행잎이 가을비처럼 떨어지던 날이었다.
문화센터 옥상은 가을 억새밭이다.
연주자들 긴 머리카락이 출렁이고
악보가 바람에 날린다.
흔들리는 중년 여인의 눈빛아래
현기증으로 일어서는 첼로의 선율
덕수궁길 돌아 고흐 그림 속으로
들어가 버렸던
그 사람이
가을억새 숲을 헤치고
내 앞에 걸어 나오고 있다.
현악사중주를 연주한다
헝가리 무곡이 연주 될 즈음에는
사람들 어깨가
억새처럼 흔들리고 있었다
그해 가을 덕수궁엔
마지막 고흐 전시회가 열렸고
쏟아져 나오던 사람들이
가을 햇살처럼 흩어지는 텅 빈 광장엔
헝가리 무곡이 빠르게 흘러 내리고 있었다
분수가 마지막 물줄기를 뿜어내는 그 시각에
고흐전을 함께 보던 그 사람
덕수궁 뒷길 돌아서 혼자
고흐 그림 속으로 걸어 들어가 버렸다.
은행잎이 가을비처럼 떨어지던 날이었다.
문화센터 옥상은 가을 억새밭이다.
연주자들 긴 머리카락이 출렁이고
악보가 바람에 날린다.
흔들리는 중년 여인의 눈빛아래
현기증으로 일어서는 첼로의 선율
덕수궁길 돌아 고흐 그림 속으로
들어가 버렸던
그 사람이
가을억새 숲을 헤치고
내 앞에 걸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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