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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호2011년 [시-김춘만] 눈빛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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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962회 작성일 12-01-19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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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빛 대화


눈빛으로만 대화한다.
마른 꽃 대궁처럼 야윈 아내는
그의 속내를
잘도 알아차린다.


싹 틔우고 뿌리 내어
하늘빛 푸름을 옮겨놓던 모종판
미처 내지 못한 조롱박을
측은하게 바라보니
그것이 걸어 나가 꽃을 피웠다.


하우스 속의 작은 화분들도
목이 말랐나 보다.
그의 부드러운 손짓 한 번에
촉촉이 젖어간다.


그의 눈빛 속에
푸른빛이 끝없이 펼쳐졌다.
바다는 왜 불러와
무슨 얘기를 나누고 있는지
알 수 없다.


살아온 날들의 고갯길
오르락내리락거리며
그는 무언 대화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