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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호2004년 [시-권정남]줄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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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갈뫼
댓글 0건 조회 2,754회 작성일 05-03-2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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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을 칭칭 감아 오르는
붉은 반점 알레르기다.
담벼락 끝마다 두 손 바짝 매달려있는
붉은 울음이다.

저수지 물 속까지
초여름 산길 끌고 내려온
시아버지 꽃상여가 물 속에서
들어갔다 나왔다가
줄장미 넝쿨로 얼비친다.
며느리 가슴에
낚시줄로 내리던 사랑이
요령소리 앞세우며
길 없는 길 찾아 떠나는 길목
아카시아도 소복 한 채
물 속까지 내려와
어깨 들먹인다.

동구 밖에서
큰 절 올리며 꽃상여 배웅할 제
내 안에서 스멀거리던 무수한 말들이
담벼락 끝 줄장미 되어
붉은 울음으로 매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