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호2011년 [시-박명자] 난 화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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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화분
난 화분 하나가 나비 날개의 선을 그으며
책상 위에 사알짝 올라 앉는다
< 시집 출간 축하드려요 >
핑크색 리본을 가슴에 달고
신입생처럼 입술이 파랗게 앉아 있다
서가에서 오래 묵은 전집류들이 새끼발가락을
삐끗 내어 밀고 앞으로 나와 앉는다
창틈으로 갈바람이 들어와서
나비를 잡으려다가
까르르 웃고 넘어진다
실내 공기가 빠르게 분열식을 시작하다가
몇 칼로리의 메타포어를 흘려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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