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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호2011년 [시-박명자] 탄소 발자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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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724회 작성일 12-01-19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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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 발자욱


A공장 부지에는 한눈파는 태양이 24시간 지워지지 않는다
플라스틱 모조태양이 공중에 떠올라
자기가 <태양의신> 이라고 우기고 있기 때문이다


1만4천평 A공장지대 입구부터
탄소발자욱들이 K. K. K 지나갔는데
서둘러 헬멧을 쓰고 뛰어가는 인공부
목덜미에 붉은 발진이 송 송 송 솟아나 있네


귓속으로 들어가 자리잡은 기계소음은
때로 검은 비닐조각이 되어 식판 위로 붕붕 떠다닌다


잠깐의 휴식시간 플라스틱 나무 아래 우리들이 모여서
지도 위의 영역표시를 일일이 점검하노라면
CCTV가 나의 랜드로바를 따라오며 . . . . .
맞춤법을 무시한 P 일간신문 조각이 코를 박고 쓰러진다


기립박수로 일어서는 플라스틱 가로수 사이사이로
탄소 발자욱들이 가로세로 떠다니고
디지털시계는 외연의 시간에 멈춰서 있다


자동판매기 앞에서 비밀번호를 잊고 나는
머뭇거리다가 하늘 한번 쳐다보다가
맨홀 구멍에 나의 뺏지가 빠져 버렸다

목이 마르다
나는 지금 어쩌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