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뫼 호수별 보기

41호2011년 [시-박명자] 양떼구름과 퍼즐놀이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3,027회 작성일 12-01-19 16:32

본문

양떼구름과 퍼즐놀이


여름 하늘의 흰구름 궁전을 조용히 올려다 보면
누가 구름 궁전의 서까래 하나씩을
허물어 내리는 걸 볼 수 있다


때로는 헝클어진 돛대 하나 둥실 띄우고
거품 같은 세상 파도를 유유히 헤쳐가기도 하더라


양떼를 몰고 가는 흰구름은 계속 무엇이나
부수어 버리고 연달아 던져 버리지만
자기 울타리를 결코 벗어나지 않는
시간의 퍼즐게임을 즐긴다는 걸 알 수 있지


구름을 몰고 가는 양떼들은 비누거품으로
멈칫거리다가 접부채처럼 세상을 크게
한번 접었다가 펴기도 하더라


누가 예전에 흰구름을 <거인의 뇌>라고 손가락질
했다지만 <웃기지 마라>
아직도 이 땅에는 오류가 많아
구름과 양떼들은 세상에 정착하지 못하고
휘파람 불며 불며 유유히 국경을 넘어
푸른 시의 나라를 찾아서
노를 저어 건너가고 있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