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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호2004년 [시-권정남]환승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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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갈뫼
댓글 0건 조회 2,828회 작성일 05-03-26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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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속이 거미줄 같다
내가 가야 할 길이 엉켜있다.
갈아 타야할 노선을 쳐다보며
봇물처럼 쏟아지는 눈빛들
땅 속에 떠 다닌다. 관심이 없다
길 찾아 들어와 길 못 찾는
몇 번 출구로 나가면
햇빛이 들어 오나요.
대답이 없다
앞만 보고 가는 빠른 걸음들
물살처럼 나도 흘러 간다
온몸에 불 밝히며
방금 도착한 뱀 한마리가
봇물 토해놓고 어둠 속으로
스르르 사라진다.
중년의 미로 속에 갇혀
까마득 올려다보는
에스컬레이터 앞에서
울컥 치미는 멀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