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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호2012년 [시-이은자] 가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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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208회 작성일 13-01-04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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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처음 본 것은

피난지에서 고향으로 돌아가던 겨울

 

너는 터진 내 신발 구멍에 있었고

젖은 발가락 사이에 있었다.

 

휴전 직후

여기저기 나딩구는 탄피들처럼

내 주변에 즐비하게 있었다.

 

너로 인해 죽으리만치

네 덩치가 커진 일도 없었지만

너를 따돌릴 정도로

내가 앞지른 적도 없었다

 

한동안 네가 보이지 않길래

내 곁을 영영 떠난 줄 알았더니

육십고개 넘는 이 고단한 저녁

 

모습을 달리한 네 앞에서

꼬꾸라져 이렇게 통곡하는구나

어느새 너와 친숙해 있었다는 걸

이제사 알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