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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은 장마라는 이름으로 비를 버렸다

낮을 놓고 돌아서는 걸음 아래

하나 둘 도드라지는 거뭇거뭇한 입술들

아귀 맞춘 보도블럭 경계위에서

침묵의 상처들로 발길에 채인다

바라보고 누운 하늘은 시치미를 뗀다

살아나는 아우성을 짓눌러

가슴에 담은 수많은 언어들의 생명들

속으로 속으로 삼킨 축축함으로

땅 속 깊이 사무치며 스민다

놓아버리지 못한 그리움

갈망의 몸부림으로

밤새 소리 없는 증발의 춤을 추다

빛살 한 줄기 희망의 가닥을 쥐고

또 다시 하얀 인내의 길을 내며

입술의 흔적을 지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