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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호2012년 [시-조외순] 개복숭아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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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1,957회 작성일 13-01-05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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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미련한 눈치 틈새로

보름달빛의 차가운 낭만이

창가에서 떠나고

시든 꽃기린 위에서 겉돌던

태양빛은 앞베란다를 망각한다

 

십수년

허물어져 가는 낮은 벽돌담 너머

제 멋대로 웃자란

개복숭아나무의 오만이

해와 달의 빛을 잘라 먹고

푸른 하늘가 일렁이는

숲의 노래조차 들리지 않으니

가지를 칠까 밑동을 자를까

깊은 생각에 젖는다

 

아! 말라빠진 삭정이 같은

겨울의 두께를 깨고

진한 핑크빛 꽃망울로

너는 다시 오리니

미련의 여운을 가을 깊도록

떨치지 못해

애초러히 벌거벗은 네 몸뚱아린

오늘도 흐린 판단력

 

생각의 칼날 속에서

춤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