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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호2012년 [시-조외순] 파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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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1,860회 작성일 13-01-05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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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길 돌아서는 인적 드문 골

흐드러진 창꽃 향기

댓잎 사이 바람으로 실리는

묻어버린 추억의 아버지 고향

 

짚수세미로 뽀얗게 닦은 하얀 고무신

이십 리 자갈길 걸어

장터에서 팔아 오던

숙여진 고개 똬리위의 보리쌀

한탄 섞인 시집살이 무게는

저 깊은 꽃길에서 아직 일까

그 여심 아려

 

긴 세월

냉랭한 습지 속 움켜쥐던

아카시 뿌리의 아픔을 풀어놓고

시들어 야윈 어머님의 혼백

찰랑이는 푸른 바다 너울 너머

별빛보다 더 머언 길 슬픔으로 띄운다

 

양산 퇴약볕 아래

등지고 누웠어도 흙냄새 행복했네

못 다 부른 사랑가

풀숲 사이 잔바람이라도 들을까

밤이슬로 소리 없이 내리는데

 

죽음보다 긴 이별

얽어맨 그 인연 그대는 떠나고

혼자 고향을 지키라하네

 

선산 위로 메아리치는

구슬픈 뻐꾸기의 울음소리

더욱 야속한 윤삼월

젖먹이 일곱 살배기 내아버지 눈물 두고

짧은 하루해는 말없이

산등성 위로 기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