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뫼 호수별 보기

42호2012년 [시-양양덕] 가을에 핀 민들레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1,797회 작성일 13-01-05 10:28

본문

 

보도블록 틈새기

철 잊은 민들레가 피었다

좁은 골목 한 바퀴 휘젓고

먼지 털며 나오는 가을바람에

긴 목을 가누며 오늘이 간다

 

겹겹이 포개진 노오란 삶이

가느다란 목을 따라 허공을 헤매이며

높아진 하늘만 원망하고

 

허리 잘린 칸나 옆

헛개비처럼 둘러선 갈댓잎

얼굴 비벼대며 바람과 맞서는데

 

놓아버린 삶의 끄트머리를 부여잡고

하루를 살아가느라

한 뼘이나 허리가 가늘어진

가을 민들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