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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호2012년 [시-정영애]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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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1,793회 작성일 13-01-05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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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와 동생 사이에 태어난 딸은

또래 아이들보다 짧다

말도 짧고 생각도 짧고 가방도 짧다

그래서 추위를 많이 탄다

밖에 혼자 세워 놓으면 눈사람처럼

오똑, 열두 달 서 있을 딸

길 가는 사람들이 한 번씩 돌아보며

쯧쯧, 여름을 걱정한다

아직 여름은 되지 않았지만

딸이 더위를 타지 않았으면 좋겠다

녹지 않았으면 좋겠다

언 손 불어가며 숯과 나뭇가지로

수시로 눈과 입을 붙여준다

 

가라, 저 사람들 속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