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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호2012년 [시-정영애] 휴유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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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1,766회 작성일 13-01-05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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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쯤 공중전화로 너의 안부를 묻고 싶어

네가 받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발목 없는 짐승처럼 절룩이며 네게 닿고 싶어

머뭇거리는 숫자마다 피가 돌아

따뜻해지는 지문들

딸깍, 동전 떨어지는 소리

어둠에 불을 켜듯

귀 속 환해지고

물음표로 이어지는 신호음의 부호를 자꾸 풀고 싶어

하얀 셔츠의 단추를 끼우다 무심히 받은

잘 마른 수건 냄새 나는 목소리 온몸으로 감고

사막을 건너는 아라비아 여자가 되고 싶어

너의 부재가 얼마나 다행인지 안도하면서

돌아서는 등 뒤로

지나가던 사람들의 웃음소리 팝콘처럼 쏟아질 때

왈칵, 울고 싶던

공중전화가 사라진 그 자리에 관해

정말로 그런 일들이 있었는지 물어보고 싶어

 

빌어먹을! 또 가을 타나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