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호2004년 [시-지영희]토요일 아침, 빈자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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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 황제 가족 사진이 신문에 났습니다.
고종과 순종이
수염이 있고 없음으로 밖에 구분되지 않는
불운의 기운까지 닮은, 웃고 있는
운명은 바람과 같아 무어라 말 할 수 없으나
분명 나무 끝에 걸려 있었습니다
바람이
하늘과 구름과 여린 싹과 함께 어우러져
딱딱한 보도 블럭을 서너 개씩 건너 뛸 때
푸른 삶이 내 머리 위에 출렁이었습니다
잠시 장자의‘은근한 빛’을 떠올렸습니다
그리웠습니다
고종께서, 의왕의 아들 이건 아기님께서
나를 바라봅니다
책상 옆 벽에 매달려서도 천진스럽게
하늘엔 구름이 없습니다
삼 층까지 올라온 향나무 끝이 구름처럼 흔들리고
바람이 오고 갑니다. 가벼이
고종과 순종이
수염이 있고 없음으로 밖에 구분되지 않는
불운의 기운까지 닮은, 웃고 있는
운명은 바람과 같아 무어라 말 할 수 없으나
분명 나무 끝에 걸려 있었습니다
바람이
하늘과 구름과 여린 싹과 함께 어우러져
딱딱한 보도 블럭을 서너 개씩 건너 뛸 때
푸른 삶이 내 머리 위에 출렁이었습니다
잠시 장자의‘은근한 빛’을 떠올렸습니다
그리웠습니다
고종께서, 의왕의 아들 이건 아기님께서
나를 바라봅니다
책상 옆 벽에 매달려서도 천진스럽게
하늘엔 구름이 없습니다
삼 층까지 올라온 향나무 끝이 구름처럼 흔들리고
바람이 오고 갑니다. 가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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