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호2012년 [시-정영애] 명품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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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명품을 좋아해
하지만 몇 달치 월급과 맞먹는 진품은 살 수 없어
슬쩍 짝퉁을 사지
뤼비똥, 코코샤넬, 구찌 등을 베낀
조악한 상표의 가방을 매고
태연하고도 당당하게 거리를 누비지
그러다 똑같은 가방과 마주치면
김 새기도 하지
어쩌겠어?
이미 중독된 오래된 습관 때문에
딱 하나, 진짜 이태리제만 쓰는 게 있어
명품도 오래 되면 너덜거려
오늘 새 것 하나 다시 장만했어
유럽에서도 이태리에서도 쉽게 구할 수 없는 명품
난 때 밀 때마다 이태리 타올을 쓰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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