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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호2012년 [시-정영애] 명품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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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1,860회 작성일 13-01-05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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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명품을 좋아해

하지만 몇 달치 월급과 맞먹는 진품은 살 수 없어

슬쩍 짝퉁을 사지

뤼비똥, 코코샤넬, 구찌 등을 베낀

조악한 상표의 가방을 매고

태연하고도 당당하게 거리를 누비지

그러다 똑같은 가방과 마주치면

김 새기도 하지

어쩌겠어?

이미 중독된 오래된 습관 때문에

딱 하나, 진짜 이태리제만 쓰는 게 있어

명품도 오래 되면 너덜거려

오늘 새 것 하나 다시 장만했어

유럽에서도 이태리에서도 쉽게 구할 수 없는 명품

 

난 때 밀 때마다 이태리 타올을 쓰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