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호2012년 [시-정명숙] 그녀에게 죄가 있다면―뮤지컬로 만난 *에비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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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녀! 성녀!
무어라 불린들 어떠리
아르헨티나의 영원한 연인 에비타!
빈민가 뒷골목 민초들의 꿈이었던 여자
화려한 의상과 화술로 유럽 사교계의 별이었던 여자
그녀에게 죄가 있다면
서른셋 짧은 생을 마감하기까지
그 무엇으로도 채울 수 없었던 허기짐
달아날수록 더 가까이 다가서던 음지의 구차함을
사치와 허영의 치마폭에 감추고
민초들의 진정한 성녀가 되려했던 죄
자신을 위해 울지 말라고
그녀는 속삭였지만
아르헨티나의 영원한 연인 에비타!
그녀의 광기 어린 열정을 사랑했던 민초들의 꿈이
뮤지컬 속에서 서럽게 울고 있었다.
※에비타 : 아르헨티나 후안 페론 대통령의 부인인 에바 페론의 애칭 (빈민가 사생아 출신으로 한 때 빈민들의 꿈이었던 여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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