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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호2012년 [시-정명숙] 청호동 아바이―실향민 문화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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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1,956회 작성일 13-01-05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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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도 기찻길도 없는 속초 역사(驛舍)에서

전쟁의 아픈 기억이

7분짜리 영상물로 상영 되고,

남루한 판자촌은

지워져 가는 기억의 증인으로

빈 역사 앞을 지키고 있다.

 

 

며칠, 아니 몇 달을 기약으로

시작 된 피난살이

고향땅 다시 밟을 희망이 있어

거친 바다에 삶을 내린 함경도 아바이들

모래땅 한 평짜리 판잣집도

배고픈 설움도 견뎌 낼 수 있었다는데

 

 

그리움으로 지켜낸 무심한 시간은

기약도 희망도 모른 척

저 혼자 흘러가고

청호동 아바이마을에 뿌리내린

대를 이은 실향의 아픔만이

빈 역사와 남루한 판자촌으로

실향민 문화촌 꽃비 내리는 뜰을

지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