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호2012년 [시-송현정] 호박에 점령당하다
페이지 정보
본문
아침이 호박꽃 속에 들어와 있다
깔고 앉은 풀을 방패삼아 영역을 넓혀
고지도 모른 채 낮은 포복으로 전진해
우람한 호두나무까지 포위 한 채
엄격한 질서로 유지되는 뒤란 길을
막무가내로 잎을 넓혀 경계를 뭉개버리고
집안까지 기웃거리는
베이는 일이 많은 세상
삶을 거머쥐려는 저 견딤은
어차피 흠집과 더불어 사는 것인데
잎을 낳기 위해 진통하는
호박 줄기는 오늘도도 진행형이다
- 이전글[시-송현정] 늙은 풍선 13.01.05
- 다음글[시-송현정] 풀꽃 반지 13.0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