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호2012년 [시-송현정] 늙은 풍선
페이지 정보
본문
딸네 식구들 썰물처럼 돌아간 뒤
그림자 같이 웅크리고 있는 바람 빠진 풍선
할머니 하고 부르는 것 같아 얼른 집어 든다
아직 식지 않은 웃음 소리와 살 냄새가
물컹하게 느껴오는
미처 도착하지도 못했을 텐데
또다시 새알 품듯 안아주고 싶은
이 할미를 어찌할까
삼십 몇 년 전
내 어머니도 그랬으리라
문득
아이들이 두고 간 풍선처럼
만져보고 싶은 말랑말랑 하던
어머니의 젖가슴
- 이전글[시-송현정] 꽃 진 자리 13.01.05
- 다음글[시-송현정] 호박에 점령당하다 13.0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