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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호2012년 [시-송현정] 꽃 진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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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270회 작성일 13-01-05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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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샘추위와 숨바꼭질하던 뜰 앞의 꽃들

봄바람에 몸을 풀었다

꽃망울 터트리던 아찔한 꽃멀미와

풋풋하게 뛰놀았던 봄볕 한나절

신록으로 치솟던 뜨거운 한 시절을

묵묵히 보낸 꽃들을 뽑아버리려니

내가 뽑히듯 아프다

늙어도 꽃인데

 

 

이제는

꽃 질 비도 꽃 필 바람도 오지 않을

꽃의 전설들이

고해성사 하듯 툭툭 떨어져

몸 뒤척이는 마른 잎의 몸짓

 

앉았던 자리마다 박힌 옹이들

다시 봄이 오는 그날

수 만송이의 답신을 기다리는

 

 

부디 꽃 진 자리 밟지 마세요

내내 아프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