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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호2012년 [시-최효선] 방귀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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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320회 작성일 13-01-05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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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후 하루가 지났다

점심 무렵

밥 아주머님이

“방귀 나왔어요”

“아니요”

“방귀 나오면 알려 주세요 죽 드릴께”

 

 

회진오신 선생님이

방귀 나왔어요

아니요

운동 많이 하세요

 

 

링겔 줄을 주렁주렁 매달고

끈에 매인 강아지처럼

병실을 빙빙 돈다

 

 

아내가 병실로 돌아 왔다

대뜸 방귀“ 나왔어요”

그 놈에 방귀

전에는 방귀 많이 뀐다고 핀잔하던 아내가

내 방귀를 애타게 기다린다

 

 

목사님이 오셔서 기도 후에

“방귀 나왔어요”

“아니요 아직”

병실에 들어서시는 분마다 방귀 타령이다

 

 

허허

방귀가 이리 좋은건가

그런데 그동안 왜 그리 방귀를 푸대접 했을까

방귀 나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데

다시 강아지처럼 병실을 빙빙 돈다

방귀야 나오너라

 

 

아내가 전복죽을 쑤어 왔다

화중지병이다

아내는 저녁식사를 맛있게 먹었다

또 병실을 돈다

그런데

밑이 묵직한 느낌이 들어 힘을 주니

부~욱하고 방귀가 나왔다

방귀 소리와 함께

아내는 전복죽을 데우러 주방엘 가고

나는 물 한 모금 맛있게 마셨다